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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후폭풍'...긴장한 지역 건설업계· 발주기관

작성자: 관리자

조회: 417 등록일: 2024-01-08

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이후 공공건설 업계가 살얼음판이다. 발주기관들은 태영건설이 진행 중인 76개 현장에 대한 ‘특별 모니터링’에 착수했고, 태영건설과 공공사업 입찰 참여를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지역 중소 건설사들은 채권단이 손실 부담을 떠넘길까 노심초사다. 과거 워크아웃 사례에서 채권단 관리가 개시된 후 컨소시엄 참여사 상당수가 ‘위임시공’의 덫에 걸린 경험이 있는 탓이다. 7일 공공 건설업계와 각 발주기관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후폭풍에 대비한 손실 발생 가능성에 대해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우선 각 발주기관은 태영건설을 ‘부도(건설사) 현장 매뉴얼’에 준한 특별관리에 착수했다. 국가철도공단은 태영건설이 주간사로 지난 2020년 수주했던 ‘호남고속철도 2단계(고막원~임성리) 5공구(총사업비 2375억원)’, 작년에 수주한 ‘평택~오송 복복선화 건설공사 3공구(1583억원)’사업에 대해 매주 단위로 현장 특이사항 보고를 받고 현장 점검을 진행 중이다. 철도공단 측은 “워크아웃 신청 후 즉시 태영건설을 불러 직접 보고를 받았다. 태영건설 입장은 금융채권만 동결된 것이고 상거래 채권은 평상시처럼 운용하기 때문에 하도급 및 자재ㆍ장비대금 지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며, “다만, 우려가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단이 운용하는 ‘부도 현장 매뉴얼’에 준한 관리 체제로 전환했다. 주 단위 보고를 받고, 담당자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 세밀하게 모니터링을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이 현재 국내에서 보유한 사업장은 약 150개. 이 중 고속도로와 전철, 산업단지 조성 등 공공현장은 총 76곳에 달한다. 통상적으로 건설사들은 발주처와 월 단위 공정회의를 진행하는데 현재 태영건설이 보유한 76개 공공현장은 각 발주기관들과 주 단위 보고 미팅을 진행 중이다.‘특별관리’에 들어간 결과다. ◆ ‘위임시공’ 지역 건설사 ‘초비상’ 태영건설과 최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했던 건설사들은 사실상 비상사태다. 최근 3년 사이 태영건설 컨소시엄에 지분 5∼10%를 쥐고 참여한 지역 중소 건설사들은 현재 진행 중인 현장에서 자칫 손실이 발생해 ‘손해액 공동분담 청구서’가 날아들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과거 대우건설이 KDB산업은행 관리 체제로 전환되자마자 원가 관리가 잘 안 되었다는 이유를 들어, 적자 현장에 대해 지역업체 의무 비율에 맞춰 참여했던 중소 건설사들로 손해액을 지분율 별로 나눈 청구서가 날아들었다”며, “채권단으로 관리가 넘어가면 다들 대금 지급 등이 정상화되며 함께 일하는 건설사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위임시공’을 한 중소 건설사 상당수가 피해를 보게 되는 구조”라고 전했다. ‘위임시공’은 건설업계에 전반적으로 통용되는 관행이다. 형식적으로 공동수급약정을 하고 공동도급계약을 체결한 후, 실제로는 일부 구성원만 공사를 수행하며 나머지 구성원은 명의만 빌려주는 경우다. 명의를 빌려준 중소 건설사는 실제 공사를 수행하지 않고도 명의대여료와 신고실적을 얻을 수 있고, 주간사는 지역사 참여로 가산점을 받아 입찰에서 이익을 보는 구조다. 이 경우 공동수급체 구성원 사이에서는 시공위임약정이라는 이면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하지만,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실제로 대우건설 워크아웃 때 산업은행은 이면계약을 인정하지 않고, 손실 사업장에 대해 각 지분별로 손실액을 나눠 컨소시엄 구성원사 전체에 분담을 요구한 바 있다. 대형 건설사 B사 임원은 “공사 효율 면에서 주간사가 공사를 콘트롤하는 게 낫고 발주기관도 이를 원하기 때문에 위임시공이 이뤄지는 것인데, 건설사가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가게 되면 이 같은 ‘관행’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구성원사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지역 중소사 뿐만 아니라 최근 태영건설과 함께 입찰에 20∼30% 지분을 갖고 참여했던 중견사들도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C사 대표는 “위임시공의 경우 공사 내역을 알 수 없어 손실 분담을 요구받아도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직원들 상여금부터 교통비까지 지역사가 고스란히 분담해야 하니 억울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태영건설의 채권 관리자도 산업은행이다 보니, 건설업계 대부분이 과거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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